'현금없는 사회' 만들려는 유럽 국가들의 속내는…
‘No cash, Only card.’

코펜하겐(덴마크), 스톡홀름(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의 주요 도시 곳곳에 붙어 있는 표어다. 대형 상점뿐만 아니라 간이매장조차 현금을 받지 않는다. 덴마크 등이 추구하는 ‘현금 없는 사회’ 전략은 다목적 포석을 갖고 있다. 지하경제를 양성화할 뿐만 아니라 은행들로서도 현금을 보유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럽 주요 국가에서 개인들이 맡긴 예금 이자는 아직은 ‘플러스’다. 하지만 은행들은 기업과 기관투자가에 이어 고액을 맡긴 개인들에 대해선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중앙은행에 마이너스 금리를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하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량의 현금 인출 사태다. 이자는커녕 보관료 명목으로 돈을 지급해야 한다면 구태여 예금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란 가정에서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유로존의 주요 국가가 현금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웨덴은 정부로부터 받는 국가 보조금은 대부분 직불카드 형태로 지급한다. 대중교통 요금은 현금으로 낼 수 없고, 간이상점에서 현금을 받는 것도 금지됐다. 스웨덴중앙은행에 따르면 현금이 스웨덴 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유로존 19개국도 10% 수준이다.

코펜하겐·프랑크푸르트=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