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호주 로이힐 철광 개발사업에서 거액의 손실을 보면서 광산 관련 사업에 대한 야심을 접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삼성물산은 2013년 광산 재벌 지나 라인하트가 이끄는 호주 기업 행콕 프로스펙팅으로부터 로이힐 광산 개발 사업을 56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6조4천억원)에 수주, 철광석을 처리하는 플랜트와 수출을 위한 항만시설, 철도연결망의 건설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공기가 지연된 탓에 비용이 계속 불어나는 상황에 처했고 지난해 12월에야 겨우 로이힐 광산 현장에서 채굴한 철광석을 처음으로 선적할 수 있었다.

첫 선적이 이뤄졌다는 것은 주요 공사가 마무리되고 광산의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삼성물산이 최근 로이힐 공사를 완료했지만 불어난 공사 비용 때문에 올해 1월 7억5천500만달러(10억 호주달러·약 8천600억원)의 손실을 상각처리해야 했고 하청업체들과의 법적 분쟁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건설사인 두로 펠게라는 지난주 삼성물산을 상대로 밀린 공사대금 6천500만 호주 달러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사의 라울 세라노 영업부장은 삼성물산으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모두 1억달러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이와 관련, 법률적 검토가 이뤄질 것이며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삼성물산의 광산 개발사업에 진출한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0여년에 걸친 자원 개발 붐이 끝나가는 무렵에 로이힐 광산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그 1년 뒤에는 호주 퀸즐랜드의 지하 탄광 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발주처인 반다나 에너지가 법정 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사업은 추진되지 못했다.

삼성물산측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로이힐 사업이 우리 회사의 첫 광산건설 프로젝트였고 현재 진행중인 다른 프로젝트는 없다"고 말하고 원자재 시장의 어려운 상황 탓에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수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의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이 처음엔 대단히 의욕적이었지만 공사 진행 과정에서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발생했다"면서 "향후 광산 개발사업에 손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