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직접적 영향 없어…미래에 북한과도 협력 원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한국 중견기업계의 신흥시장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수마 차크라바티(Suma Chakrabarti) EBRD 총재는 12일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주최 간담회에서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

차크라바티 총재는 한국이 EBRD 회원국으로 지금껏 활발한 투자를 해왔으며 앞으로는 중견기업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금융기관과 대기업은 지금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EBRD와 14억유로 규모의 합작투자를 해왔다"며 "앞으로는 (투자의) 초점을 중견기업 쪽으로 돌려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EBRD는 25년간 축적한 금융정책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브렉시트 이후 신흥시장 투자 확대는 물론 유럽 등 기존 진출국과의 교역 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중견기업계와도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맺고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중견기업 관계자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과 EBRD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궁금증을 내놨다.

차크라바티 총재는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가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만족스럽지는 않다"면서도 EBRD가 브렉시트로 직접적인 재무적·경제적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브렉시트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6개월∼1년가량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동유럽지역의 프로젝트에는 안 좋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결정의 영향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럽은 브렉시트 이전에도 그리스 문제와 청년실업률 등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얼마나 잘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재는 또, 자신의 임기가 끝난 이후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가정하면서도 "장기적이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북한이 더 개방되고 정치·경제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움직여 EBRD가 북한과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은 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이므로 EBRD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중견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BRD는 옛 소련과 동유럽 공산권 국가의 시장경제 전환을 지원하고자 1991년 꾸려진 국제금융기구로 65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한국은 1991년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했으며 최근 2천470만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 펀드에 참여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