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긁히면 저절로 치유하는 금속 소재,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기능을 개선하는 스마트기기, 10분 안에 80% 이상 급속 충전되는 배터리 등을 외부와 협업해 개발한다.

삼성그룹은 2016년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 지원과제로 스마트 기기를 위한 인공지능, 급속충전 전지, 기능성 외장소재 등 3개 분야 12개 과제를 선정해 11일 발표했다.

삼성은 미래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매년 1500억원씩 총 1조5000억원을 출연 중이다. △기초과학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대상으로 매년 자유공모(외부에서 연구과제를 자유롭게 내면 검토해 선정) 및 지정테마(삼성이 연구과제를 주고 공모받아 선정) 연구과제를 뽑아 비용을 대준다. 연구과제 건당 최대 지원액은 15억원이다.

스마트 기기를 위한 인공지능 분야에선 별도의 서버 없이 스마트 기기가 자체 학습할 수 있는 딥러닝 전용 칩 개발(대표 연구자 김재준 포스텍 교수) 등 6건이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통상 딥러닝이 클라우드(서버)에 구축된 딥러닝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의해 이뤄지는 것과 달리 각각의 디바이스가 스스로 딥러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용으로 대거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끄는 김재준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 석사, 미국 퍼듀대 전자공학 박사를 거쳐 IBM 왓슨연구소에서 마이크로 프로세서팀 연구원으로 일했다.

급속충전 전지 분야에선 에너지 밀도 손실 없이 급속 충전을 구현하는 과제(대표 연구자 이상민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등 3건이 뽑혔다. 통상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시간을 줄이면 용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상민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 10분 내에 80% 이상의 용량 확보가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능성 외장소재 분야에서는 유연해서 외부 충격에 깨지지 않을 뿐 아니라 흠집 등을 스스로 치유하는 금속소재 개발(대표 연구자 김도향 연세대 교수) 등 3건이 선정됐다. 이 소재는 개발되면 스마트폰이나 각종 정보기술(IT) 기기, 로봇 등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