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하나·우리 작년 동기보다↑…농협금융은 크게 줄듯

순이자마진(NIM) 감소와 기업구조조정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금융그룹들이 올해 상반기 작년 동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한금융은 여타 금융지주를 압도하는 실적으로 1위 수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이며 우리은행은 가장 큰 폭의 실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금융 등 3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3조8천8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10여 개 증권사의 예측을 토대로 한 시장의 컨센서스로, 작년 동기(3조4천944억원)보다 11.1%(3천886억원) 늘어난 것이다.

'리딩 금융' 신한지주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3천945억원으로 1위에 오를 전망된다
2분기 전망치는 6천231억원으로 작년 동기(6천931억원)보다 약 10% 떨어졌으나 1분기 거둔 호실적과 신한카드의 '선방' 덕택에 상반기 전체로는 작년보다 1천1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기에는 쌍용양회에 대한 매각이익 1천490억원과 비자카드 매각이익이라는 호재가 있다.

다만 딜라이브 대출 투자 손실 800억원과 대우조선해양, 워크아웃에 들어간 폴리실리콘 제조사 SMP에서도 대출 손실이 발생하는 등 전체적으로 1천200억원 규모의 손실도 예상된다.

KB금융은 작년 상반기(9천446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9천77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분기 실적은 4천326억원을 거둬 작년 동기(3천396억원)보다 1천억원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SMP, 한진해운, 딜라이브에 대한 추가 추당금 1천500억원과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 명예퇴직 비용 1천억원 등 2천5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 발생 시 그 충격으로 손익이 감소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매 분기 4천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체력이 강해진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작년 상반기보다 160억원 정도 늘어난 7천652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2분기 순이익은 작년에 견줘 500억원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 딜라이브, 한진해운 등에 대한 충당금과 전산 통합 비용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천100억원에 달하는 전산통합 비용은 장기적으로 IT유지 비용 감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순이익 규모는 신한지주의 압도적인 1위지만, 상반기 진정한 승자는 우리은행이 될 공산이 크다.

순이익 증가율이 여타 금융지주를 크게 압도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는 7천45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5천169억원)보다 2천288억원(44.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2분기에만 삼부토건, 랜드마크(경남기업), 파인시티, 벽산 및 대한전선 등에 대한 충당금 환입과 매각이익 규모만 1천400억~1천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반기에 대출이 3.5% 성장하는 등 대출성장률도 두드러졌다.

가계대출이 92조9천958억원에서 99조3천950억원으로 6조3천992억원(6.88%) 증가해 대출성장세를 주도했다.

다른 주요 금융사들이 '선방'한 가운데 농협금융은 막대한 충당금 탓에 작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1조3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을 예정이다.

농협금융 김용환 회장은 "은행의 실적이 좋았지만, 상반기 충당금 탓에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