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자본확충을 지원받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자구책 실행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이달 중 하반기 정기인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임원급은 포함되지 않는 직원 인사가 진행되며, 일반적으로 작은 폭의 조정이 이뤄진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는 국책은행의 자구안 실행과 연결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에 따라 나란히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앞으로 구조조정 상황이 악화되면 두 은행에 5조~8조원 수준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정부는 이를 지원하느라 공적 부담이 초래되는 만큼 두 은행에도 철저한 자체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따라서 이번 하반기 인사는 두 은행이 발표한 자구안이 구체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산은은 지난달 내놓은 자구계획에서 전체적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되 법률·회계 등 구조조정과 관련한 조직과 인력은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 내부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인사도 소폭으로 이뤄지겠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구조조정과 영업 쪽은 강화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정책금융의 씽크탱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사부 강화 작업도 이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산은은 혁신안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KDB혁신위원회'의 구성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혁신위원회는 외부 명망가가 위원장을 맡아 8월까지 조직 진단을 수행하고 9월까지 혁신 로드맵을 도출하는 역할을 한다.

산은 관계자는 "혁신위원회의 인원 구성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인사의 폭이 예전보다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수은은 지난달 내놓은 자구안에서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2018년까지 2개 본부를 단계적으로 축소, 핵심기능 위주로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수은은 이번 인사에서 본부 1곳을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수은 관계자는 "현재 어느 본부를 없애고, 사라지는 본부의 인력을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