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0일 내놓은 ‘아시아 분업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아세안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10년 1051억달러에서 2014년 1328억달러로 증가해 중국(1285억달러)을 추월했다. 연구원은 아세안 국가들이 풍부한 노동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 덕에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3국과 아세안의 무역 구조를 보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아세안의 위상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한·중·일 3국 모두 아세안에 대해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이 증가했고, 아세안으로부터 소비재 수입이 늘고 있다. 아세안이 한·중·일에서 중간재 등을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의 대(對)아세안 수출에서 중간재와 자본재 비중은 2000년 92.8%에서 2014년 94.1%로 증가했다. 아세안 수입 중 소비재 비중은 같은 기간 5.2%에서 18.7%로 급증했다. 중국도 아세안 국가 대상 수출에서 중간재와 자본재 비중이 2000년 67.3%였지만 2014년 77.6%까지 높아졌다. 중국의 아세안 수입 중 소비재 비중은 3.8%에서 8.7%로 증가했다. 일본도 아세안 수입의 소비재 비중이 20.3%에서 21.2%로 소폭 올라갔다.

연구원은 아세안이 ‘글로벌 생산기지화’를 통해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