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올해 상반기 16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11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을 내린 영국 외에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카자흐스탄 등 산유국이 대부분이었다.

모잠비크의 신용등급은 3차례 강등했다.

S&P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추면서 영국이 가까스로 경기침체를 모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같은 기간 24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작년 상반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국가가 10개국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대상국은 2배 이상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자흐스탄, 브라질 등 산유국들 외에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핀란드 등이 추가됐다.

바레인과 오만은 2차례, 모잠비크는 3차례 등급을 내렸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들어 영국을 포함해 14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중동·아프리카의 채무국이 절반 이상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바레인,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과 핀란드, 스리랑카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모잠비크의 등급은 2차례 떨어뜨렸다.

국제유가 폭락과 달러 강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하향조정의 주된 요인이었다.

제임스 맥코맥 피치 글로벌 국가신용등급 부문 대표는 "브렉시트 결정은 단기적으로 영국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파문은 국경을 넘어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정치적 환경은 국가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몇몇 유로존 국가의 정부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등급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누 바웨자 UBS 신흥시장 투자전략가는 FT에 "유로존 위기 때 유럽 주변국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것처럼 지금 신흥시장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신용은 분명히 약화하고 있는데 금리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으니 투자자들은 모여들고 있는 기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은 경제성장세가 너무 약화해 신용도 약해지고 있다"면서 "위기가 온 것은 아니지만,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이게 끝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시장 경제가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의 신흥시장채권금리지수에 따르면 신흥시장 평균 금리는 5.25%로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