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6월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모터쇼'에서 올 하반기 신차 'QM6'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6월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모터쇼'에서 올 하반기 신차 'QM6'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 김정훈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박동훈 사장(64)의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부장검사 최기식)가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지낸 박 사장에까지 수사의 칼을 겨루면서 완성차 업계에서도 이번 검찰 조사에 주목하고 있다.

박 사장은 폭스바겐코리아가 설립된 2005년부터 약 8년간 사장을 맡다가 2013년 8월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프랑스 르노 본사로부터 영업 능력을 인정받아 올 4월 르노삼성 사장으로 부임한 뒤 공교롭게도 3개월 만에 검찰 수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박 사장은 8일 오후 1시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보완 조사를 받는다. 박 사장의 2차 조사 결과에 따라 르노삼성의 하반기 경영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 측은 팩트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는데 잘못된 정보가 쏟아지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고 있다. 지금은 '검찰 조사만 받을 뿐, 회사는 모든 게 정상'이라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직원들이 별다른 동요없이 정상 근무를 하고 있고, CEO가 검찰 조사를 받는다고 해서 하반기 준비하고 있는 사업 계획 등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없다"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CEO 리스크'를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 조사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인데 외부에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르노삼성은 2011~2012년 판매 급감으로 적자를 냈고 8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그 사이 철수설도 나돌았다. 하지만 프랑수아 프로보 전임 사장이 '리바이벌 플랜'을 성공적으로 단행, 2013년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는 32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 들어선 상반기 히트상품 'SM6'를 내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반기엔 신모델 'QM6'의 연이은 성공을 통해 부산공장 가동률을 지난해 20만대에서 올해는 25만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이런 와중에 완성차 CEO에 대한 검찰 수사는 르노삼성 내부에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자칫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들이 외압으로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남석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GM이나 르노삼성은 글로벌 회사 입장에서 로컬 오퍼레이션이기 때문에 오너 회사보다 CEO 리스크는 적은 편"이라며 "(박동훈 사장) 전임 사장과 달리 임원들이나 본부장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CEO에 가까워 리스크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