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두터운 대외 안전판 구축"
"신흥국과 경제협력위해 경협증진자금 도입"
"AIIB 부총재 후임 공모 시작되면 한국인 되게 노력"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외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2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대외부문 정책 방향에 대해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대외 여건에 대응해 높고 두터운 대외 안전판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유사시 재원 확충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는 등 시장 불안에 선제로 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와의 정책 공조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주요 20개국, 아세안+3 등 다양한 협의체를 통해 브렉시트의 절차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산되지 않도록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며 "브렉시트를 초래한 경제 사회적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합당한 처방을 모색하는 것 또한 국제사회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통상 환경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각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 브렉시트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가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변화되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기존 FTA의 수준 제고 등 교역 확대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신흥국 경협증진자금 운용방안'에 대해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국들과 경제협력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신흥국 경협증진자금이라는 새로운 금융지원 수단을 도입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발금융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기반을 제고하고 신흥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새로운 금융지원 수단"이라며 "금융지원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협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외교 경제 분야 후속조치 계획'에 대해서는 "최근 있었던 이란, 아프리카 순방은 어려운 대외 여건 하에서 수출 활력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세관 당국 간 FTA 이행협력 양해각서(MOU) 추진 기본계획'에 대해서는 "앞으로 FTA 발효국과 세관 당국 간 FTA 이행협력 MOU 체결을 추진하고 통관 절차, 원산지 증명 등 현장의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며 "우리 기업이 FTA 효과를 최대한 향유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는 높은 경계감을 갖고 대외 여건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대외 여건 악화로 경제가 움츠러들지 않도록 경제 활력을 높이고 구조개혁과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노력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현재 휴직 중인 홍기택 AIIB 부총재의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대해 "아직은 홍 부총재가 부총재이며 후임 인선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어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만약 후임 선임 절차가 공식화되면 한국사람이 후임이 될 수 있게 협조 부탁을 하고 있다"면서도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을 이달 안에 처리하겠다고 말 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간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하려고 하는데 물리적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달 안에 통과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 제출하는 것은 이달 안에 하고 국회 일정은 최대한 빨리 통과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말 한 외환 보유액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서는 "위기의식을 느껴서 나온 정도는 아니고 일반론적이라면 일반론적인 것"이라며 "모니터링 하면서 이상이 있으면 대처를 하겠다는 것이고 지금 갑자기 큰일이 나서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