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성 일부 금융기관에 마이너스 금리 타진…은행들, 난색 표명

일본 정부가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마이너스 금리로 돈을 빌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정부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돈을 빌리고 이자까지 받는 방안을 수용할 생각이 있는지 최근 일부 금융기관에 타진했다.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는 것이 상식인데 이를 뒤집어 돈을 빌려준 은행이 수수료까지 내도록 하는 구상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의 금리 하한선을 연 0.001%로 정해 놓고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입찰 방식으로 돈을 빌리고 있다.

낙찰된 금융기관은 일본 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적어도 연간 0.001%의 이자를 받고 있다.

정부에 돈을 빌려줄 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더라도 응찰할 생각이 있느냐는 재무성의 타진에 금융기관들은 일단 난색을 보였다.

금융기관들은 정부를 상대로 한 대출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경우 기업이나 개인을 상대로 한 융자에도 마찬가지 방식을 도입하라는 압력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론상으로는 시중 은행이 재무성의 제안을 수용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일본은행은 올해 2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해 시중 은행이 맡긴 돈 가운데 일정 기준을 넘는 자금에 대해서는 0.1%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따라서 시중 은행은 일본은행에 예치했을 때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될 자금을 0.1%보다 적은 폭의 마이너스 이자로 일본 정부에 빌려주면 수수료 총액을 줄일 수 있다.

재무성은 시장 동향이나 금융기관의 반응을 살피면서 마이너스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계획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일본의 국채 금리는 최근 20년물이 사상 처음으로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10년물은 마이너스 금리로 낙찰되는 것이 당연해졌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