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대형마트가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행태 변화와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의 영향으로 신장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던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는 작년 부진에 따른 반사효과로 매출 신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작년 동기 대비 6월 매출 신장률은 0.2%에 그쳤으며 홈플러스는 마이너스( - )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 작년 동기 대비 4.4% 역신장했던 이마트는 6월에는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애초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한자릿수 신장률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공시 규정에 따라 현 시점에서 6월 신장률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작년 메르스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업종 자체가 위기이며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진 홈플러스는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올해부터는 아예 월별 신장률을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 방침상 올해부터 월별 신장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업황이 썩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그나마 오랜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자체브랜드(PB) 상품 확대와 사업 다각화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이마트나 롯데마트보다 타격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형마트 소비자들의 구매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으며 점점 강화되는 정부의 규제도 대형마트 성장에 족쇄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매장에 가보면 손님이 거의 없다"며 "고급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백화점은 그나마 손님이 있지만 생필품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급속히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