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카이스트 2대 주주 KAIST "분식회계 의심…지분 뺄 것"
미래창조과학부 공식 인증 벤처기업인 아이카이스트가 2대 주주 KAIST(지분 49%)와 분쟁에 휩싸였다. KAIST는 분식회계 의혹까지 제기하며 ‘카이스트’란 이름을 사명에서 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KAIST 관계자는 6일 “아이카이스트가 제출한 지난해 재무제표를 외부 회계법인 세 곳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매출을 부풀리는 등 실적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카이스트 브랜드 사용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통보했다”고 말했다. 계약기간은 다음달 8일로 끝난다.

KAIST는 브랜드 사용권 제공 등을 대가로 받은 지분 49%도 매입해줄 것을 아이카이스트에 요청했다. KAIST가 학교 브랜드를 사명에 쓰도록 허용한 기업은 아이카이스트가 처음이다.

영국 대체투자시장(AIM) 상장 작업도 중단됐다. 상장을 주관한 현지 자문단에 100만파운드(약 15억원)의 자문료를 지급하지 않아 고소를 당할 처지에 놓였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는 “기대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KAIST 출신인 김 대표는 27세 때인 2011년 자본금 3억원으로 아이카이스트를 설립했다.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벤처기업으로 꼽혔다. 부총리 등 정·재계 고위 인사의 회사 방문이 잇따르면서 ‘스타 벤처’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유엔과 손잡고 10조원 규모의 스마트스쿨 보급 사업에 나선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인재 대통령상 등 각종 상을 받았다.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KAIST의 자회사 관리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