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의령군 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 의원들끼리 의장단 자리 나눠먹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심지어 이 과정에 ‘혈서 각서’와 함께 거액의 금품 약속까지 오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이 거세다.

의령군의회 A의원은 지난 4일 열린 제222회 의령군의회 임시회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혈서 각서’의 존재를 알렸다. A의원은 이날 제7대 후반기 의장 선거에 나섰지만 1표 차로 낙선했다.

A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2년 전 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내가 의장을 양보하는 대신 후반기 의장을 맡도록 지지하기로 한 각서를 썼지만 동료 의원 1명이 이를 위반해 법적 소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년 전 전반기 의장단 선출 당시 동료 의원 5명과 함께 자신을 후반기 의장으로 밀어주기로 약속했다”며 “지지 철회 시 2억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6명이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A의원이 공개한 각서에는 만일 의장 지지 약속을 위반할 경우 의원 각각 1억원씩 정신적, 사회적 보상을 후반기 의장에게 하고 이마저 위반하면 약속의 배액(2억원)을 보상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자신을 포함해 모두 6명(1명은 이후 의원직 상실)이 피로 지장을 찍었다.

의령군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의원 10명이 참여해 결선투표까지 벌여 손호현 의원이 5표를 얻었고, A의원이 4표를 얻었다. 만약 A의원이 결선투표에서 5표를 얻었다면 5대 5로 동수가 되지만 손 의원보다 연장자여서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의령=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