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분석]
{‘서울대 졸업·경영학 전공·59세 남성’ 많아…이부진 사장·권선주 행장 ‘여풍당당’}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100대 기업’은 한국 경제를 이끄는 대표 기업들이다. 기업에는 키를 잡고 있는 선장이 있다.

그러면 100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선장은 누구일까.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를 졸업하고 경영학을 전공한 59세 남성’이 이들의 평균적인 모습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CEO, 단일 학과는 '고대 경영' 5명 최다
◆‘1957년 닭띠’가 대세…최고령 ‘강병중’

100대 기업 CEO(2인 공동대표 4개사, 총 104명)의 연령대는 56세부터 60세 사이의 비율이 38명으로 가장 높았고 그중에서도 59세 CEO가 가장 많았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이갑수 이마트 대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무려 12명이 모두 1957년생 닭띠다.

나이가 가장 많은 ‘최고령 CEO’는 77세(1939년생)인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이다. 강 회장은 1973년 흥아타이어를 설립하고 1999년 법정 관리 상태인 우성타이어를 인수해 2000년 사명을 넥센타이어로 변경,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10위권 타이어 업체로 키워 냈다.

그는 외환 위기 직후 우성타이어를 인수한 뒤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을 오히려 늘리는 ‘역발상 경영’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승훈(71)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구본무(71) LG그룹 회장도 70세 이상 최고령 ‘큰형님 CEO’ 그룹에 합류했다.

‘최연소 CEO’ 타이틀은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차지했다. 임 대표는 올해 36세(1980년생)다. 임 대표는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전문 기업 액센츄어에서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가 NHN 전략기획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와 일본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거친 뒤 2015년 9월 카카오 대표에 선임됐다.

30대 CEO는 임 대표가 유일하고 40대는 허은철(44) 녹십자 사장, 이부진(46) 호텔신라 사장, 김동현(46) 코웨이 사장, 김택진(49)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있다.

100대 기업 CEO의 출신 대학은 역시 ‘SKY’의 비율이 높았다. 서울대가 37명으로 가장 많은 CEO를 배출했고 고려대(13명)와 연세대(11명)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서울대 출신은 5명 늘었고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4명, 2명 줄었다. SKY를 제외한 대학 중에서는 한양대(7명)와 한국외국어대(4명) 출신이 많았다.
100대 기업 CEO, 단일 학과는 '고대 경영' 5명 최다
◆‘SKY’ 출신 주축…전공은 ‘경영학’

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린 CEO 배출 대학도 있다. 카이스트와 홍익대다. 카이스트가 배출한 100대 기업 CEO는 앞서 소개한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고 홍익대 출신 CEO는 윤기수 세아베스틸 대표다.

1956년생인 윤 대표는 세아그룹이 세아베스틸의 전신인 기아특수강을 인수한 직후인 2003년 12월 회사에 영입된 인물이다. 홍익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세아베스틸 기술연구소장 겸 특수강생산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업계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윤 대표는 특수강 영업본부장 시절부터 수출 확대 전략의 선봉장 역할을 맡으며 벤츠·BMW·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사와 특수강 납품 계약 등을 추진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전공별로는 올해도 경영학과가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학(9명)·전기공학(6명)·산업공학(5명)·식품공학(4명)·정치외교학(4명)·화학공학(4명) 등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기공학 전공자가 2명 증가했고 산업공학 전공 CEO 5명이 새롭게 등장했다.

산업공학이 전공인 100대 기업 CEO는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서울대 산업공학), 정유성 삼성SDS 사장(한양대 산업공학), 이용백 한세실업 사장(한양대 산업공학), 기우성 셀트리온 사장(한양대 산업공학) 임지훈 카카오 대표(카이스트 산업공학) 등이다.

여전히 상경계를 중심으로 한 문과 출신 CEO가 강세지만 공과대를 중심으로 한 이과 출신 CEO도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100대 기업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단일 학과는 ‘고려대 경영학과’였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화재보험 사장, 이인영 한온시스템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이완재 SKC 사장 등 5명이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들 모두가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라는 점이다. 이 밖에 서울대 경영학과와 전기공학과, 연세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법학과도 각각 4명씩 100대 기업 CEO를 배출하며 ‘명품 학맥’ 대열에 합류했다.
100대 기업 CEO, 단일 학과는 '고대 경영' 5명 최다
◆‘박사 학위’는 국내보다 해외 대학

박사 학위를 가진 CEO는 14명이다(명예박사 제외). 지난 조사 때보다 1명 줄었다. 학위는 전기공학 박사(3명)를 중심으로 재료공학·기계공학·금속공학 등 공학 분야가 강세를 보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내보다 해외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CEO가 많다는 점이다. 14명의 박사 CEO 중 무려 71%에 해당하는 10명이 해외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100대 기업 여성 CEO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은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 입사했다.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경영전략담당 상무보를 거쳐 2010년부터 호텔신라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 사장은 과감한 의사 결정과 유연한 협상력을 높게 평가 받는다. 실제로 올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9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두 계단 상승한 순위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미국의 경제지인 포천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 기업인 2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이다. 또 조준희 전 행장에 이어 둘째로 내부 출신 은행장이기도 하다. 권 행장은 행원 시절부터 남성 행원 못지않은 성과를 보이며 IBK기업은행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는 유일한 외국인 CEO다. 마하셔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한국 근로자들의 근면성을 접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이던 대규모 토목공사 현장에서 한국 근로자들이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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