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공동교섭·임금인상도 과제…회사 "수용 불가"

시작 두 달여 만에 결렬된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최대 쟁점은 임금피크제, 금속노조 공동교섭, 승진 거부권 등이다.

임금피크제는 지난해 교섭에서도 합의하지 못한 안건이었고, 공동교섭 역시 매년 노조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엔 노조의 임금안에 대한 회사 측 제시안이 나오지 않아 교섭이 결렬됐지만, 들여다보면 임금피크제와 공동교섭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결정적이다.

◇ 임금피크제·공동교섭
노사는 이미 지난해 임금과 단체협약을 함께 다루는 협상에서 임금피크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올해까지 넘어왔다.

그만큼 노조의 반발이 거셌고 회사를 꾸준히 압박했다.

회사는 현재 도입한 임금피크제(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삭감)를 더 확대하자고 요구한다.

만 58세부터 시작하든지, 임금을 더 삭감하든지 하자는 취지다.

올해 3월 분기별로 열리는 노사협의회에서도 협상하자고 했지만, 노조는 들은 척도 않았다.

노조는 올 임협에서 "만 61세 이상 정년을 보장하지 않으면 임금피크제 확대는 꿈도 꾸지 마라"며 "회사 측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 강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은 자동차 업계 대표 기업으로서 정부 정책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확대하는 것이 큰 숙제다.

현대기아차그룹 사업장 노조의 공동교섭은 올해 현대차 노사 협상과 비슷한 시기에 맞춰서 추진되고 있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금속노조가 주축이 돼 이끄는 공동교섭은 노조가 4월 19일 상견례를 요구했지만, 그룹 측은 7차례나 교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룹의 대표 사업장인 현대차는 "공동교섭은 회사별로 근로조건과 지불 능력 등 경영환경이 달라 불가능하고, 법적으로 참여할 의무도 없다"며 "공동교섭 요구는 약화한 산별교섭을 회복하고 투쟁의 명분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대차 측의 예상대로 노조는 교섭을 거부한 그룹 측에 맞서겠다면서 오는 22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차 임협이 결국 임금인상과는 별개 사안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 임금인상·승진 거부권 대립
노사가 5월 17일 울산공장에서 임협 상견례를 연 지 두 달이 안 돼 교섭이 결렬됐다.

단체협약까지 논의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임금만 다루는 협상이지만, 무리한 노조 요구안 때문에 교섭은 난항이었다.

순수한 임금안으로는 임금 15만2천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안이다.

이같은 인상이나 성과급 요구 모두 회사가 수용하기 어렵다.

회사는 영업 이익이 하락하고 내수 점유율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인상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조5천92억원으로 임금인상 조건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단협안과 비슷한 무리한 안건도 있다.

올해 노조가 처음 요구한 일반·연구직 조합원(8천여명)의 승진 거부권과 함께 해고자 2명의 원직 복직이 그것이다.

승진 거부권은 조합원이 희망하지 않으면 대리에서 과장 승진 인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것이다.

노조의 이런 요구안은 모두 회사의 인사권에 관한 문제이어서 회사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해고자 복직 요구도 법원에서 해고 판결을 받은 조합원인 만큼 복직은 불가하다는 강경입장이다.

노사간 이견이 크기 때문에 당장 올해 임협 합의점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결렬 선언에 이어 쟁의조정 신청→쟁의발생 결의→파업 찬반투표→파업 등의 절차를 밟는다.

오는 1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13일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10일간 조정을 거쳐 노사간 이견이 커 절충점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고, 그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가 올해 파업하면 5년 연속이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김근주 기자 cant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