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임금체계' 지적에 국유기업 임원진 연봉 줄줄이 반토막

중국 지도부가 하반기 국유기업 개혁에 집중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5일 중국 반관영통신 중신사(中新社)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 개최한 '전국 국유기업 개혁 좌담회'에 참석, "떳떳한 마음으로 국유기업은 더욱 강하고, 우량하며,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국유기업은 끊임없이 활력, 영향력, 리스크 대응능력을 늘림으로써 국유자산의 가치를 지키고 키워야 한다"며 국유기업 개혁의 핵심 영역에서 서둘러 성과를 낼 것을 주문했다.

그는 국유기업을 "국력 증강과 국익 보장의 중요 역량"이라고 규정한 뒤 국유자산 유실을 엄격히 막고 국유기업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유기업 개혁 심화를 위한 방안으로 혁신체제의 도입, 현대적 기업제도의 수립을 통해 국유기업 인재들의 적극성, 주체성, 창조성을 발휘시킴으로써 각 부문의 활력을 증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에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국유기업 개혁의 흐트러짐 없는 추진을 강조하며 개혁 방법으로 현대적 기업제도 구축, 시장규율 준수, 슬림화를 통한 효율성 강화, 과잉생산 부분의 도태, 공급자 측 구조개혁 추진 등을 제시했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하반기에는 국유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당초 지난해 9월 '국유기업 개혁 심화에 관한 지도의견'을 마련, 개혁 목표와 방안을 제시한 뒤 국유기업 구조개혁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지난 상반기 중 성장둔화와 경기침체가 불거지며 개혁 진행이 다소 느슨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정부는 하반기 중 국유기업 개혁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를 해놓은 상태다.

중국 국유기업은 이미 지난해 임원진의 연봉을 대폭 깎아내리며 개혁 움직임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왕둥진(汪東進)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부회장 겸 사장의 보수는 73만4천 위안(약 1억3천만 원)으로 전년보다 35.4% 줄었다.

리춘광(李春光) 중국석화(시노펙) 사장의 보수는 전년보다 46% 감소한 52만5천 위안이었다.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 리웨(李躍) 최고경영자는 연봉이 무려 71.1% 깎인 57만4천900 위안, 중국 최대 복합기업인 중신(中信·CITIC)의 창전밍(常振明) 회장의 연봉은 3분의 2가 줄어든 82만 위안이었다.

이외에도 중국 건설은행과 공상은행 회장의 연봉이 각각 62% 줄어들어 60만 위안을 밑돌았다.

시 주석이 2014년 8월 국유기업의 지나치게 높은 임금 체계를 지적하자마자 국유기업 임원진의 연봉을 반 토막 낸 것이다.

최근에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국유기업 개혁 10개 시범사업'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 1일엔 '국유자산 거래 감독관리 방법'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요한 정책적 신호로 받아들이며 앞으로 다양한 국유자산 개혁 조치가 쏟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샤오야칭(肖亞慶)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은 국유기업 개혁과 관련해 현재 13건의 의견 및 방안을 제정 중이며 앞으로 9개의 문건이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전했다.

(상하이·서울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김경윤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