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애완견 로봇 아이보에서 손을 뗀 지 10년 만에 로봇과 인공지능(AI)에 다시 베팅하고 있다.

3년간 힘든 구조조정을 마치고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아이보 사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로봇이라는 새로운 전자기술 분야에 발을 담그는 것"이라고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인터뷰에서 말했다.

소니는 가정뿐만 아니라 공장과 창고, 기업에 이르는 길로서 로봇산업에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니는 1999년 아이보를 출시한 소비자 로봇 개발의 선구자였지만 경영난 때문에 2006년 로봇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브라비아 텔레비전, 음악 플레이어 워크맨, 엑스페리아 스마트폰 등은 사라져 갔으며 엔지니어들은 회사를 줄줄이 떠났다.

히라이 사장은 지난 회계연도에 흑자 전환한 소니가 이제 기어를 바꾸고 소비자들을 다시 공략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3년간 정말 힘든 구조조정을 거쳤다.

이제 혁신을 통해 제대로 속도를 낼 때"라고 말했다.

AI의 일종인 딥러닝의 발달은 로봇과 스마트기계 분야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이 주도하는 경쟁을 격화했다.

소니는 지난 5월 미국의 AI 전문 스타트업 코지타이(Cogitai)를 미공개 금액에 인수했다.

소니는 또 100억 엔(1천116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AI와 로봇을 개발하는 외국의 연구자와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도요타자동차가 AI 연구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혼다자동차와 파나소닉은 장애인이나 노인을 돕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산업용 로봇의 리더인 화낙(Fanuc)은 전 세계 공장의 로봇을 연결하기 위해 AI를 이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말을 하고 사람의 감정에 반응하는 동반자 로봇 '페퍼'를 내놨다.

소니는 AI 연구에서 미국 기업들보다 자금과 인력 풀이 뒤져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와이코스모증권의 니시카와 히로야스는 "소니가 미래 성장 기회를 잡기 위해 로봇에 집중하려면 스마트폰 사업을 팔아치우는 것 같은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히라이 사장은 소니가 자체 엔지니어와 연구자들 외에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니가 개발하려는 로봇이 어떤 종류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히라이 사장은 지난달 29일 경영 설명회에서는 "가정에서 생활을 더 편리하고, 쾌적하고, 재미있게 하는 로봇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과 감정적 유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로봇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과 함께 회사의 기둥인 이미지 센서 분야가 스마트폰 시장 부진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