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가격 1만원 시대…민물장어 보양식 등장
[ 오정민 기자 ]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1만원짜리 고급 도시락이 등장했다.

국내 편의점 업체들의 차별화 경쟁 속 기존 최고가(4900원)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의 도시락이 등장한 것이다.

4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오는 7일부터 1만원짜리 '김혜자민물장어덮밥'을 출시한다. 지난해 여름 장어덮밥(4500원)을 한정판으로 선보여 재미를 본 데 이어 민물장어를 내세워 한층 차별화에 나섰다.

신제품은 여름철 보양식 재료로 인기 있는 민물장어 한 마리를 당귀, 감초 등의 한약재를 사용한 소스에 절여 구운 후 밥 위에 얹은 제품이다. 밥에는 간장과 가쓰오 소스 등으로 맛을 낸 우엉조림을 넣어 풍미를 더했고, 계란 지단을 뿌렸다. 초생강, 락교도 곁들여 구색을 맞췄다.

GS25는 주요 식재료인 민물장어의 원가가 높아 1만원으로 책정했다고 전했다.

신제품은 GS25 애플리케이션(앱) '나만의 냉장고'에서 도시락 예약 주문을 하면 구매 가능하며, 주문 생산만 진행한다.

양호승 GS리테일 편의점 도시락 상품기획자(MD)는 "신제품은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1만원짜리 도시락으로 고급 도시락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도"라며 "앱 예약 주문 서비스가 있었기에 현재 판매 중인 제품 가격의 2배에 해당하는 도시락 출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GS25는 바다장어를 사용한 '김혜자통장어덮밥'도 선보인다. 민물장어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바다장어를 사용, 가격은 4900원으로 책정했다. 별도의 예약 없이 점포에서 바로 구입 가능하다. 지난해 하절기 한정 상품으로 출시한 장어덮밥의 리뉴얼 상품이다.

1만원은 편의점 업계 평균 가격(GS25 3753원·CU 3750원)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준이다. 통상 3000~4900원 수준이던 가격대를 한 차원 끌어올린 것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 편의점 도시락 시장에서는 3500원 이하 제품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 고급화와 함께 3500원 중후반대로 무게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편의점 1만호점 시대,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 증가 등으로 도시락 시장에 다양한 수요가 형성돼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경우 올 1분기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도시락 부문의 매출 성장률이 214%에 달했다.

장기 불황 속 가치 소비와 함께 편의점 도시락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특색있는 관심 먹거리로 떠오른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가 지난해 3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5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극 등용하는 분위기"라며 "편의점 시장이 한 발 앞선 일본에 비춰 도시락 시장의 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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