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각도 검토…"외국 투자자 위한 자료 준비중"

경남 동남부 지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경남에너지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4일 금융권과 도시가스업계에 따르면 경남에너지의 2대 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최근 매각 주관사 선정작업을 마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 회계·법률 자문사로는 삼정KPMG와 김앤장이 각각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진행된 주관사 입찰에는 골드만삭스 외에 JP모간과 라자드 등이 참여해 경쟁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2014년 3월부터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CB) 취득 방식으로 750억원을 투자해 경남에너지의 2대 주주(지분율 27.76%)가 됐다.

최대주주는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경남테크로, 지난 5월 19일 기준 30.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경남에너지는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상장폐지 후인 5월 20일부터 올 11월 21일까지 소액주주 주식을 주당 1만200원에 장외매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와 2대 주주 보유 지분이다.

매각자 측은 지분 100% 기준으로 약 4천억원에 해당하는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년 전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할 당시 평가된 경남에너지의 기업가치(2천700억원)에 비해 약 50% 높은 수준이다.

인수 후보로는 애초 기존 도시가스 업체 등 국내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 등 일부 재무적투자자(FI)가 거론된다.

그러나 최근 위축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해외 매각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외국 SI를 겨냥한 자료도 만들고 있다"면서 "인수 후보로 FI도 배제하지는 않지만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SI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들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PEF들이 국내에서 투자금을 신속하게 회수하려는 출구(엑시트) 전략에 나서면서 약진통상, 로젠택배 등이 매물로 나왔지만 사실상 매각이 무산되는 등 국내 M&A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M&A 시장에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경남에너지도 적절한 외국 SI를 찾지 못할 수 있어 거래가 원만하게 이뤄질지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72년 경남연탄주식회사로 출발한 경남에너지는 1982년 현재의 상호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3월 현재 창원, 김해, 거제, 통영, 밀양, 함안, 고성, 창녕, 의령 등 경남 동남부 지역에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천248억원, 198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1천352억원에 영업이익 121억원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