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 육성 위한 국가전략 재추진 필요"

우리나라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금융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은 3일 '브렉시트의 의미와 우리의 대응'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금융중심지 육성에 공을 들였지만, 기존 금융중심지들의 위상을 뒤흔들기에 역부족이었다며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중심지 위상이 흔들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나라는 금융중심지 육성을 위한 국가 전략의 재추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브렉시트가 영국, 더 나아가 유럽 금융회사들의 수익성 악화와 감량 경영을 초래한다면 이는 우리 금융회사의 국제경쟁력을 상대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호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금융회사들이 브렉시트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영업을 강화한다면 해외수익을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하지만 앞으로 국제금융센터로서의 런던의 지위는 약화하고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위상은 흔들릴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이 유럽연합과 결별하면 금융부문에서 상당수 국가가 런던에 둔 유럽본부나 법인을 축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브렉시트 과정에서 달러화 지위는 강화되고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위안화가 급속하게 부상할 수 있다고 이 실장은 내다봤다.

이 실장은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장기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그는 "현재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브렉시트에 관한 뉴스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주가, 금리 및 환율이 등락을 반복하는 높은 변동 장세를 보일 수 있다"며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실장은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크므로 정부가 외화 유동성 상황의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에는 영국계 및 유럽계 금융회사의 부실 위험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외환 건전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