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이 연평균 3.5% 수준에 그쳐 수익률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명대 보험경영학과 이경희 교수는 3일 보험연구원에 기고한 '연금저축상품 장기 투자성과 분석'에서 "2016년 1분기를 기준으로 8년 이상 경과한 연금저축상품 286개의 연평균 수익률은 3.5%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가입한 지 10년이 경과한 이후의 적립률도 납입원금의 115% 수준에 머물렀다며 판매 당시의 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연금저축은 최소 15년 이상 유지돼야 하는 장기저축상품이므로 이에 적합한 상품구조와 자산운용방식으로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초저금리·고령화 시대에 대응해 투자수익을 제고할 연금상품 운용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연금저축상품은 은행(연금저축신탁), 증권사·자산운용사(연금저축펀드), 생보·손보사(연금저축보험) 등에서 취급하고 있다.

각 업권은 각자 장점을 내세워 연금저축 고객을 유치하고 있지만, 이경희 교수의 분석 결과 업권별 평균 수익률은 3.1∼3.8%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전체적인 상품들이 평균값에 얼마나 가까이 모여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준편차는 신탁·보험이 0.6∼0.9%인데 반해 펀드는 3.3%로 나타났다.

표준편차는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변동성이 작아 꾸준한 수익률을 낸다.

펀드상품들이 평균값과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상대적으로 고수익·고위험의 경향을 보인다는 뜻이다.

납입원금에 대비한 적립금의 비율인 적립률도 평균 115.1%로 업권에 따라 평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표준편차는 2.6%(신탁)에서 6.1%(펀드)로 다르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펀드는 위험자산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나 손실이 발생한 상품도 많으므로 새로 가입할 때나 계약을 이전할 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권별 상품의 수수료 부과 방식에 대해서도 잘 이해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은행권의 신탁 상품이나 증권사의 펀드 상품은 기준이 되는 시점마다 적립금에 대해 일정한 비율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적립금이 적은 가입 초기에는 수수료 부담이 적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신탁 상품은 자유롭게 납입 시기와 금액을 정하고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펀드 상품은 위험자산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보험 상품은 사업비를 선취방식으로 부과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줄어드는 특성을 가진다.

김 교수는 "소비자들은 연금저축에 가입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상품의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선택해야 한다"며 "금융사도 투자성과를 제고하고, 세제혜택에 초점을 둔 마케팅에 치중하기보다는 기존 상품의 유지관리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