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할수록 비용만 늘어…7척 포함해 총 10여척 취소 논의 중"

법정관리를 받는 STX조선해양이 수주 물량 중 7척의 계약을 취소하기로 발주처와 합의했다.

1일 업계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은 STX조선에 주문한 4척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취소를 최근 확정했다.

STX조선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계약서에 서명만 안 했을 뿐 취소 협상이 거의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합의 취소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주로서는 시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선박을 사려고 돈을 빌리는 것이 부담이고, STX조선으로서도 건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프론트라인은 지난 5월 31일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이들 선박의 취소를 STX조선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론트라인은 이들 선박 구매에 필요한 3억1천900만 달러 가운데 2억1천900만 달러는 은행에서 빌릴 계획이지만 나머지 1억 달러에 대해서는 아직 조달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STX조선 측도 건조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계약 취소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선박은 선수금환급보증(RG)이 설정돼 있어 계약을 취소하면 채권단이 선수금을 프론트라인에 돌려줘야 하지만 STX조선은 손해 보지 않는다.

트레이드윈즈는 그리스의 선사인 플레이아데스도 2014년에 발주한 7만3천500t 파나막스급 탱커 3척을 최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STX조선 측은 플레이아데스와의 계약도 프론트라인과 마찬가지로 합의 취소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다.

이들 계약 취소는 STX조선의 회생 절차에 오히려 도움이 될 전망이다.

STX조선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아직 건조를 마치지 않은 55척의 건조 타당성을 검토했고, 예상되는 건조 비용이 계약금보다 큰 10여 척의 계약 취소를 추진해왔다.

취소 협상을 진행 중인 10여 척에는 프론트라인과 플레이아데스가 발주한 7척 외에 영국의 BP쉬핑(BP Shipping)이 발주한 탱커선이 포함됐다.

STX조선은 BP쉬핑에 애초 건조하기로 계약한 14척 중 5척을 인도했지만, 손실을 줄이고자 나머지 9척의 취소를 협상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