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영향으로 투자 및 수출 악화 전망

대만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당초 1.74%에서 0.52%로 수직으로 하향 조정했다.

30일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에 따르면 대만의 국책연구기관인 중앙연구원은 최근 올해 대만경제 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브렉시트 영향으로 전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졌고 대만의 경제성장 동력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중앙연구원은 당초 작년말 2016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1.74%로 제시했으나 일거에 1.22% 포인트를 낮춘 0.52%로 수정했다.

대내외적 경제환경의 급변으로 또다시 '바오이'(保一·1%대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저우위톈(周雨田) 중앙연구원 연구원은 성장률 하향 전망의 근거로 대만 내의 투자 위축과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부진한 수출실적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영국의 EU 탈퇴로 유로존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며 전세계 시장의 리스크가 더욱 커졌으며 이는 하반기 대만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만의 지난 5월 수출액은 337억3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으나 전월보다는 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대만 정부 당국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하반기 대만 경제 회복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대만과 영국의 교역액은 55억8천만 달러로 대만 총교역액의 1.1%를 차지했으며 대(對) 영국 수출은 37억8천만 달러로 총수출액의 1.4%를 차지했다.

대만 중앙대 대만경제발전연구센터가 집계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CCI)는 78.36으로 지난 2004년 1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다런(吳大任) 대만 중앙대 교수는 "중화항공 승무원 파업,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난 등은 앞으로 계속 투자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대만 경제에 악재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한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중장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만 재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한 심리적 공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각국의 예상되는 통화정책 완화로 글로벌 자금이 대만에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했다.

린취안(林全) 행정원장(총리)도 브렉시트 대책회의를 연 자리에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아시아시장 개척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브렉시트는 위기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외국자본 유치강화를 주문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