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정책으로 성장세 회복 지원…금융안정에 더욱 유의"

올해 들어 비은행권 가계대출의 증가 규모가 작년 상반기의 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5월20일 기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407조4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5조9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47조6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조2천억원 증가했다.

비은행권에는 상호저축은행, 보험회사,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의 금융기관이 포함된다.

올해 들어 5월20일까지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작년 상반기(8조8천억원)의 두배에 가까울 정도로 많다.

한은은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상가 등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비은행권 가계대출 급증은 올해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천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21조8천억원 늘었다.

작년 상반기 증가액 33조6천억원과 비교하면 적지만, 집단대출이 꾸준히 늘면서 예년 수준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가계부채에 관한 다양한 미시지표, 그림자금융통계, 상세자금순환표 등 금융안정 관련 통계의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은은 앞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은은 "앞으로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접근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해 운용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자본 유출입 동향, 기업구조조정 진행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경기와 관련해선 최근 개선 흐름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수출이 세계 교역의 성장세 둔화 등에 따라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 투자 등 내수 회복세도 미흡하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을 꼽았다.

한은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금융·경제 불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이후 상황 변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며 "대내외 위험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다각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신용경색 등 금융불안이 발생하면 공개시장운영, 대출제도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에 대해선 "저유가의 영향이 약화하면서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2016∼2018년 달성할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대비 기준) 2.0%로 설정했지만, 올해 소비자물가는 1% 안팎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