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10회 일본경제포럼 발표자로 나선 노 다니엘 페닌슐라 모니터그룹 대표. / 최혁 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10회 일본경제포럼 발표자로 나선 노 다니엘 페닌슐라 모니터그룹 대표. / 최혁 기자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부는 작을수록 좋습니다. 자본주의적 발상에서 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숙명적인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노다니엘 페닌슐라 모니터그룹 대표(사진)는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개최된 제10회 일본경제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이날 '일본 자본시장의 진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최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운 브렉시트를 언급하며 일본 자본시장의 변화를 설명했다.

노 대표는 "브렉시트로 촉발된 작은 정부론에 대해 일본 자본시장은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다"며 "1989년 경제 버블 붕괴 이후 간섭과 통제로 대표되는 큰 정부의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일본은 이른바 '일본판 금융빅뱅'을 통해 금융 체질을 개선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그는 "1989년 이전의 일본 금융은 국가의 목표 아래 자본이 이용되는 관치 금융 체제였다"며 "맹목적인 저축, 투자를 죄악시하는 분위기 등으로 소비가 진작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은 1990년대 버블 붕괴 후 위축된 소비로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경제 시스템을 전격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노 대표는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든 일본은 저축을 장려하던 슬로건을 완전히 철회했다"며 "1996년 하시모토 정권은 '저축에서 투자를'을 모토로 시장거래 활성화를 도모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은 이후 '자유로운 시장' '투명한 룰' '세계적인 활약'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내걸고 간접금융 위주에서 탈피하기 위한 금융 개혁을 실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아베노믹스(일본 아베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그동안 일본이 지향해온 시장 중심의 금융개혁과는 방향이 다르다는 얘기다.

노 대표는 "아베노믹스는 정부가 중심이 돼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주도하는 금융 정책"이라며 "아베노믹스의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개입이 아닌 자유를 통해서도 시장 자본이 늘어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