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따른 가파른 엔고 영향…시총 1년3개월새 148조원↓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가 두 번째 집권과 함께 펴 온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의 최대 수혜주인 도요타자동차의 주가가 39개월 만에 5천엔(약 5만7천원)선이 무너졌다.

29일 도쿄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이하 도요타) 주가는 전날까지 3일 연속 하락하며 심리적 저지선인 5천엔이 무너졌다.

28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상승했지만 도요타는 전날보다 234엔(4.5%)까지 내려간 4천917엔을 찍고 176엔(3.4%) 빠진 4천975엔에 장을 마감했다.

도요타 주가가 5천엔 선을 밑돈 것은 일본은행이 아베노믹스 가동을 위해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도입한 2013년 4월 4일 이래 약 3년 3개월 만이다.

전날 시가총액은 16조엔선까지 내려앉았다.

2015년 3월에 비하면 13조엔(약 148조원)이나 줄어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도요타 주가는 아베노믹스와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적 완화를 통한 엔저 유도가 핵심인 아베노믹스를 통해 도요타는 수출경쟁력이 좋아지고 수익이 급증한 바 있다.

4년 연속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른 것도 아베노믹스 덕이 컸다.

이런 흐름을 타고 주가는 작년에 8천엔대까지 치솟았고 올해 1월 4일만 해도 7천495엔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엔고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주가가 부진에 빠졌다.

도요타는 2016년도 환율이 달러당 105엔이 된다는 전제 아래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40% 줄어든 1조7천억엔으로 예상했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1엔이 오르면 연 400억엔의 이익이 줄어든다.

유로나 신흥국 통화를 포함해 현재의 환율 수준이 계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7월 이후 9개월간 영업이익은 1천500억엔 규모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최근 3일 연속 하락한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즉 브렉시트(Brexit) 결정의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엔화가치가 한때 100엔선이 깨질 정도로 급격히 상승하자 도요타 주가도 빠진 것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늘면서 세계적으로 자동차주는 하락세가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영국의 EU 이탈 결정으로 금융시장은 불안정해지고 미국의 금리인상은 요원해지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 확대에 따른 엔화가치 하락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달러당 100엔 붕괴도 초읽기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독일 폴크스바겐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적인 자동차주가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세계경제 불투명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경기동향에 민감한 자동차주를 팔아치우면서다,
29일 도요타 주가는 전세계 금융시장이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는 분위기에 힘입어 5천143엔에 거래를 시작하며 하루 만에 5천엔 선을 회복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