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소득심사 까다로워져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도록 유도하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이 은행권에 이어 다음달 1일부터 보험업권으로 확대 적용된다.

주택구입용으로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1년을 넘길 수 없고 초기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나눠 갚아야 한다.

새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대출 시 소득심사가 까다로워질 수 있지만, 대출이 무조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므로 상담을 통해 자신의 대출 조건을 미리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 보험권도 만기까지 이자만 내는 거치식 대출 어려워져

보험업권의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도 은행권 가이드라인과 기본 골자를 같이하고 있다.

은행권은 앞서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주택담보대출 심사에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왔다.

상환능력 범위에서 돈을 빌리고, 빌린 돈을 처음부터 나눠 갚도록 유도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가이드라인은 집의 담보 가치나 소득보다 빌리는 돈이 많거나 소득 증빙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에는 대출 후 1년 이내부터 빚을 나눠 갚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을 사면서 그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사람도 초기부터 빚을 나눠 갚아야 한다.

물론 명확한 대출 상환계획이 있는 등 일부 예외 사례에 해당하면 거치식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에 대한 제한도 많아진다.

상승가능금리(스트레스금리)를 추가로 고려했을 때 일정 한도를 넘어서는 대출은 고정금리 대출로 유도하거나 아예 한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이외에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이 있어 한 달에 내야 하는 총 원리금 상환부담액이 소득에 견줘 과중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관리대상으로 선정해 보험사가 자율로 사후관리에 활용하기로 했다.

◇ 보험권 주택대출 39조…금융위 "연착륙할 것"

금융당국과 보험권은 가이드라인이 이미 은행권에서 시행되고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은행권에 비해 작기 ?문에 가이드라인이 큰 무리 없이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보험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조4천억원으로 은행권(486조8천억원)의 8% 수준이다.

전체 규모는 은행권에 비해 미미하지만 증가 속도만큼은 은행권보다 가파른 상황이다.

1분기 보험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2천억원으로 3개월 새 3.1%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9조6천억원)이었고, 이마저도 절반은 집단대출이었다.

보험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3년 말 30조3천억원, 2014년 말 32조8천억원, 작년 말 38조2천억원으로 급증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보험권 주택대출 질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에 맞춰 보험권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비중 목표치를 당초 2017년 40%에서 45%로 높일 방침이다.

3월 말 현재 분할상환 대출 비중은 34.7% 수준이다.

별도 목표치가 없었던 고정금리 대출 비중 목표치도 10%로 새로 제시했다.

작년 말 현재 보험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4.2%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보험권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시장에 무리 없이 연착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보험권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성격이 매우 유사하고 분할상환 비중도 높은 편"이라며 "은행권에서 이미 가이드라인이 시행됐던 만큼 보험권에도 큰 무리 없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합동대응팀을 꾸리고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른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