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에너지 4.0' 포럼…"석탄발전 줄이고 가스발전 늘려야"

조선, 해운 등 국내 주요 산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에너지산업도 과감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존의 에너지 정책, 산업 구조에 안주하면 에너지 안보 강화, 신(新)기후체제 대응 같은 새로운 국제적 추세와 변화에 뒤처져 도태된다는 것이다.

교수와 전문연구원 등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럼 에너지 4.0'(위원장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이 2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이런 주문들이 제기됐다.

발제자인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은 장기적 계획과 균형 잡힌 정책의 부재로 미래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산업 전반의 변화 속에 주요 선진국들은 에너지 안보 강화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자국 에너지산업의 보호·성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장기 비전의 부재 속에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정부는 에너지 안보, 신기후체제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 기업에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과 투자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업들에도 '에너지 4.0'이란 새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능동적으로 변화를 이끌 것을 주문했다.

'에너지 4.0'이란 기술 혁신으로 기존 에너지원(源)과 새로운 에너지원 간 융·복합이 일어나고 그 결과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이 도래하는 시기를 일컫는다.

다른 발제자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시대 흐름에 뒤처진 에너지원 간 세제(稅制) 문제를 지적했다.

유 교수는 "1차 에너지인 석유에 대부분의 세금을 부과하고 발전 연료인 원자력과 유연탄에는 세금을 거의 부과하지 않는 왜곡된 세금 구조로 인해 모든 에너지가 전기로 전환되는 '전기화 현상'을 초래했다"며 "전기-비전기 간 상대가격 문제 해소를 위해 에너지원 간 과세 형평성 개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에 대한 과세는 완화하되 유연탄은 과세를 강화하고 원자력은 과세를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또 "신기후체제 대응과 국민 수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믹스(혼용)의 구성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석탄 화력 발전과 원자력 발전만 강화하면서 가스 발전을 줄이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해결 등을 위해 석탄발전의 일부를 가스발전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 에너지 4.0은 에너지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할 전략 모색, 정책 제언 등을 목표로 설립된 민간 연구포럼이다.

이날 첫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앞으로도 ▲ 왜곡된 에너지 믹스 정상화 ▲ 에너지 신산업 시대에서 전통 에너지산업의 새로운 역할 모색 ▲ 전통 에너지원과 새로운 에너지원 간 융·복합과 시너지 창출 등과 관련한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