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라인 꿈꾸는 네이버웹툰·브이…공통점은?
[ 박희진 기자 ] 네이버가 한발 앞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특유의 기업문화를 살려 제2의 라인을 육성하고 있다.

'라인 웹툰'과 '브이 라이브' 등 글로벌 서비스를 앞세워 라인 신화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들 서비스는 담당 조직이 만들어지고 단 3개월만에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서비스 라인 웹툰은 다음달 출시 2년을 맞는다.

올 3월 기준 라인 웹툰이 제공 중인 작품 수는 영어 134편, 중국어 번체 140편, 중국어 간체 92편, 대만어 140편, 태국어 72편, 인도네시아어 60편이다. 2014년 7월 서비스 론칭 당시 작품 수는 영어 42편과 중국어 번체 50편이었다.

라인 웹툰의 성장을 이끈 네이버 웹툰&웹소설은 네이버 최초의 사내 독립 기업(CIC)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현지 웹툰 작가들을 발굴해 제작 환경을 지원하고 2차 저작물 판권 계약도 돕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연재 계약을 맺고 있는 국내 웹툰 작가로는 기안84, 이말년, 조석 등이 있다.

네이버 웹툰&웹소설은 사내벤처 격인 '셀'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14년 런던 도서전에 참여해 웹툰의 글로벌 가능성을 확인하고 같은해 4월 웹툰 조직을 셀로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셀은 서비스 단위 조직으로 네이버가 2014년 기존 '팀' 조직을 폐지하고 신설했다. 본부-센터-실-팀으로 이어지던 수직적인 명령 체계를 없애고 의사결정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성장성이 높은 셀은 분사 직전 단계인 CIC로 전환된다. 네이버 웹툰&웹소설은 네이버 웹툰과 라인 웹툰 등으로 일궈낸 성과를 인정 받으면서 지난해 2월 CIC로 지정됐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 네이버의 실험은 올해도 계속됐다. 네이버는 올 초 또 한 번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프로젝트'를 새롭게 구성,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추후 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같은 조직 체계는 환경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변화가 잦은 정보기술(IT)업계에서 세분화된 조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키워 라인과 같은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다음달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하는 라인 역시 변화에 대한 빠른 수용력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2000년 일본에 진출한 네이버는 모바일 시대로의 변화를 빠르게 수용해 한 달 반 만에 메신저 라인을 만들어냈다. 야후재팬과 구글 등 기존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강자들에 맞서 단기간 내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네이버의 기업문화는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브이 라이브'에도 스며있다.

서로 다른 조직에 속해 있던 직원들이 모여 만든 '브이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9월 조직 구성 3개월 만에 브이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했다. 브이 라이브는 출시 하루 만에 전세계 170개국에서 61만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현재 브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0만건을 넘어섰으며 전체 다운로드의 70%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라인의 문화는 네이버에서 이식됐다"며 "외부환경 변화를 가장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조직 운영을 통해 웹툰과 브이 라이브 등 글로벌 서비스들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