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과 동부화재가 ‘제3회 한국기금·자산운용대상’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위험(리스크) 관리와 운용 수익률 제고’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저금리 상황과 보험 감독·회계기준 강화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기본기에 충실한 전통의 보험 강자들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기금·자산운용 챔피언들] 교보생명, 리스크 관리 강자…동부화재, 해외 대체투자 돋보여
○교보생명, ‘위험관리’ 경영성과

생명보험부문에서는 교보생명과 KDB생명이 서류심사에서 1, 2위에 올라 면접심사를 치렀다. 총자산 92조원의 국내 ‘빅3 보험사’인 교보생명은 지난해 4.5%의 자산운용수익률을 냈다. 3년 평균 운용수익률(4.7%)은 B등급에 그쳤지만 부실자산비율(A등급), 신용시장리스크(B), 금리리스크비율(B) 등 위험관리부문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보생명은 자산배분전략, 운용 및 리스크관리 체계 등을 평가하는 정성평가부문(총점 60점)에서도 58점을 받아 삼성생명, 신한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신상만 교보생명 리스크관리지원팀장(상무)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부채(보험금)에 맞춰 자산 보유 수익률을 집중적으로 관리한 것이 중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위험관리를 최우선시하는 경영철학을 확립한 것도 급변하는 시장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토양이 됐다는 분석이다.

KDB생명보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급여력비율(RBC) 때문에 자산운용의 활동 반경이 제한된 가운데 높은 운용수익률(3년 평균 4.76%)을 거둔 점을 평가받았다. 산업은행에 인수되기 전 금호생명 시절부터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부실자산에 발목을 잡혀 순위가 밀렸다.

○동부화재, 수익률 두각

손해보험부문에서는 동부화재와 삼성화재가 최종 후보로 면접평가를 받았다. 이 결과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A등급), 3년 평균 운용수익률(A), 금리리스크비율(A) 등 운용수익률과 리스크관리부문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은 동부화재가 1위에 올랐다.

심사위원들은 동부화재가 2013년 6월 대체투자 전문가인 정경수 부사장(최고투자책임자·CIO)을 영입한 뒤 △전략적 자산배분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등 세 부문 역량을 중점적으로 강화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해외 대형 보험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해외 투자 리스크를 낮추고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투자를 위한 사무소(뉴욕)를 설치하는 등 해외 투자 역량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점도 가점을 받았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삼성전자(1.3%) 삼성물산(1.4%) 삼성증권(8%) 등 계열사 보유 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률이 감소한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수익률이 5.14%로 2위보다 0.7%포인트 높았고, 위험관리 항목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지만 심사위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불이익을 받았다. 총점 기준 4위에 그쳤다.

올해 심사엔 생명보험사 14곳, 손해보험사 9곳 등 총 23개 보험사가 참여했다. KB생명, 동부생명, MG손보 등 3곳은 운용수익률 부진 등을 이유로 심사에 불참했다.

좌동욱/이지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