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이어 식품에도 부는 '콜라보 바람'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은 2012년 ‘동원참치라면’을 상표로 등록하라고 실무자들에게 지시했다. 언젠가는 동원참치가 들어간 라면을 만들 것이라는 계획과 라면회사와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3년 후인 2015년부터 동원은 참치가 들어간 라면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동원참치가 들어간 라면을 내놨다. 팔도가 생산한 컵라면에 동원F&B의 참치 스프를 결합한 제품이다. 세븐일레븐에서만 팔았다.

이 제품은 세븐일레븐 전체 매출 순위에서 참이슬을 꺾고 1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얻었다. 라면 중 유일하게 2000원대 제품이지만 1주일 만에 20만개, 보름 만에 40만개가 팔렸다. 지금도 라면 부문에서 신라면 등을 제치고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참치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판매도 늘어나는 등 성과가 좋아 다른 식품회사와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원은 27일 또 하나의 협업 제품인 ‘자연&자연 동원골뱅이’(사진)를 내놨다. 동원F&B가 엄선한 자연산 골뱅이에 대상의 ‘청정원 햇살담은 자연숙성 발효양조간장’을 부어 만든 제품이다. 지금까지 골뱅이가 무침, 덮밥 등의 부재료였다면 이번엔 간장소스를 넣어 단독으로 먹어도 좋은 제품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동원은 2013년부터 팔도와 함께 ‘골빔면(골뱅이+비빔면)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동원뿐 아니다. 식품업체들은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대웅제약과 손잡고 특수의료용 식품인 ‘메디웰 당뇨식’을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차병원 의료진과 공동으로 맞춤형 건강음료인 ‘닥터&닥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