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시장의 동요,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달라"
英 재무장관 "불확실성 대비해왔다"…EU 탈퇴 늦출 방침 밝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영국과 EU에 신속하게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사태에도 영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며 금융 시장에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라 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국 콜로라도 주 애스펀에서 열린 '아이디어 페스티벌'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가 초래한 "불확실성을 완화하려면 (브렉시트) 이행 과정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이 가장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 내 집권당인 보수당과 'EU 잔류'를 지지한 노동당이 동요하는 것은 물론 EU에서도 브렉시트 문제와 관련한 혼재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영국과 EU 지도자들이 불확실성을 손에 쥐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며칠 사이에 그들이 내놓을 결과들이 리스크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정책 결정권자들이 가장 응집력이 있고 화합하면서 긍정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브렉시트 결과를 되돌릴 여지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영국 국민투표로 결정이 난 브렉시트로 세계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세계 증시는 큰 폭으로 내렸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만 시장의 동요가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파운드화의 폭락도 "패닉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각국 중앙은행은 많은 유동성을 시장에 풀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오스본 장관은 브렉시트 투표 후 27일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 영국 경제가 불확실성을 견뎌낼 만큼 튼튼하다고 밝혔다.

오스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나은 위치에 있다면서 "우리는 불확실성을 위해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 후 비상 계획을 실시했고 긴급 자금 수혈을 위한 통화 스와프도 준비돼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EU 탈퇴를 위한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을 늦출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 함께 참석한 수전 라이스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렉시트에 따른 즉각적인 안보 우려는 "비교적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EU 이탈에도 영국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와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테러리즘에 맞서 협력하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결정이 난 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넨 첫마디가 무엇이었느냐는 물음에 라이스 보좌관은 "'실망했다'였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투표결과와 관련한 얘기를 캐머런 총리와 나눈 것은 물론 영국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는 의사도 전달했다고 라이스 보좌관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김남권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