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이른바 브렉시트(Brexit)가 결정된 뒤 엔화가치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일본 국내 소비나 수출 등에 악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

2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주가 하락세가 지속할 경우 일본 부유층의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여행사들은 엔고로 외국인 관광객 수와 이들의 소비규모 감소를 각각 우려하고 있다.

한 백화점 측은 "새해 이후의 주식시장 침체로 부유층 소비가 둔해지고 있다.

주가 하락이 앞으로도 지속되면 고가품 등의 소비를 유보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밝혔다.

아울러 영국에서 일본계 기업이 궁극적으로 철수하면 비즈니스를 위한 해외 출장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엔고가 지속하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숙박비나 식사, 쇼핑가격이 올라 쇼핑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경쟁 심화도 엔고 때 일본여행에 타격을 준다.

반대로 일본인의 해외여행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 여행사 HIS는 엔고가 지속될 경우 해외여행 수요, 특히 유럽여행에는 플러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고의 직격탄을 맞는 분야는 분재(盆裁)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분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의 분재 수출이 10년 사이 5배로 늘어 작년에는 76억엔(약 870억원)에 달했다.

일본 분재 수출의 90%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이 차지하는데, 엔고가 되면 수출 경쟁력이 뚝 떨어진다.

아울러 EU 국가들과 영국의 식물 검역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분재 수출이 까다로워진다.

무엇보다 문제는 브렉시트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아사히신문은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이 확산중"이라며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표현했다.

런던 금융가에서 일하는 일본 메가뱅크 주재원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 내에는 EU 회원국 출신 동료도 있는데 이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고, 영국 경제의 침체도 걱정했다.

일본과 영국 친선을 위해 활동하는 '일반사단법인 일영협회' 시라카타 준 사무국장은 "결과는 의외다.

국제정세나 경제환경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걱정된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버버리 등 영국 브랜드의 일본 판매에는 영향이 적을 전망이다.

영국 브랜드가 일본 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일본이나 중국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 제품의 가격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