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트렌드] PC 마우스 닮은 렉서스 ES '리모트터치'…내비 조작 "쉽다 쉬워"
렉서스가 ‘리모트 터치’ 기능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운전 중 자주 조작하는 내비게이션, 오디오 기능을 좀 더 간편하고 정확히 다룰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통합제어장치’의 일종이다. 리모트 터치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컴퓨터 조작 방식을 반영해 개발했다. 빙글빙글 돌리는 로터리 스위치 방식을 주로 쓰는 독일 차의 장치보다 한층 직관적이라는 게 장점이다.
[오토 트렌드] PC 마우스 닮은 렉서스 ES '리모트터치'…내비 조작 "쉽다 쉬워"
컴퓨터 마우스에서 영감

렉서스의 주력 세단 ES 등에 장착된 리모트 터치는 컴퓨터 마우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조작 방식은 물론 디자인마저 마우스를 쏙 빼닮았다. 렉서스는 여기에 촉각 인식(haptic)을 활용, 손가락을 올려놓고 조작하는 조이스틱의 움직임에 필요할 때마다 전기 모터로 저항을 걸었다.

리모트 터치는 눈으로 화면을 보며 손으로 조작한다는 점에서 컴퓨터를 닮았다. 그러나 운전 중엔 조작에 제약이 따른다. 화면을 계속 볼 수 없어서다. 이에 따라 렉서스는 리모트 터치 조작에 따라 움직이는 커서가 화면 속 메뉴를 지나칠 때마다 조이스틱이 살짝 흔들리도록 저항을 줬다. 운전 중 곁눈질로 보면서도 화면 속 커서를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맞춰놓기에 좋다.

메뉴 개수와 구성도 최소화했다. 렉서스의 리모트 터치는 간결하지만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아우른다. 내비게이션 화면 속 손톱만한 메뉴까지 빠짐없이 저항을 활용해 쉽게 쓸 수 있다. 조이스틱을 에워싼 받침대는 손으로 쥐는 맛도 좋다.

부품사 덴소와 공동개발…고객 호응 반영

렉서스는 2008년 RX350 및 RX450h를 통해 리모트 터치를 처음 공개했다. 조이스틱 크기는 손가락 두 개를 올려놓을 정도였다. 손목을 올려놓은 채 손바닥으로 감싸 쥐기 좋도록 받침을 넉넉한 크기로 설계했다.

리모트 터치 속엔 두 개의 전기 모터와 부호기(인코더·encoder)를 숨겼다. 전기 모터는 커서가 메뉴와 만날 때 저항을 걸고, 조이스틱이 똑바로 서 있는 ‘뉴트럴(중립)’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렉서스는 도요타자동차 계열 부품사인 덴소와 함께 이 장치를 개발했다. 고객 대상으로 시제품도 평가했다. 품평회에서의 반응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리모트 터치에 쏟아진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주요 자동차 매체는 “경쟁사 시스템보다 훨씬 쓰기 편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조만간 라이벌들이 이 디자인을 모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렉서스는 차종에 따라 리모트 터치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한 NX와 RC는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RTI)’를 쓴다. 디자인은 한층 단순하다. 손바닥으로 감싸 쥘 구조물도 조이스틱도 없다. 십자선으로 표시된 검정 패드로 모든 조작을 소화한다. 리모트 터치는 목표물을 겨누고 누르는 방식인 반면 RTI는 터치하고 문지르는 개념이다. 노트북의 터치패드나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에 가깝다. 손가락 두 개로 확대하고 축소하는 조작까지 소화해낸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