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기대만큼 센세이션 일으키지 못해"

지난 2014년 글로벌 TV 시장에 커브드(curved·곡면) TV가 본격 출하되자 시장 관계자들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커브드 TV 특유의 화면 몰입감이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TV 시장을 되살릴 활력소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브드 TV는 애초 기대만큼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게 시장조사업체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27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TV 시장에서 2.1%의 비중을 점한 커브드 TV는 올해 비중이 3.3%로 1.2%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된다는 관측이다.

2017년 비중은 3.2%로 올해보다 0.1%포인트 떨어지고 2018년에는 2.6%, 2019년 2.1%, 2020년 1.7%로 해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것으로 점쳐졌다.

커브드 TV 판매량은 올해 740만대에서 2020년에는 427만대로 5년간 42%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일반 평면(flat) TV의 비중이 올해 96.5%에서 2020년에는 98.3%로 올라가리라는 게 IHS의 예측이다.

커브드 TV의 판매량이 이처럼 줄어드는 이유는 시청자 입장에서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의 제품평가 전문 자회사인 '리뷰드닷컴(Reviewed.com)'은 "곡면 형태의 TV는 장단점이 있다"면서 "시청자들이 커브드 TV를 정면에서 보면 더 많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정면에서 벗어난 다른 시야각에서 보면 오히려 화면이 잘 안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리뷰드닷컴은 '커브드 TV가 더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오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커브드 TV를 보기 위해서는 함께 시청하는 가족, 친구가 더 좁혀서 앉아야 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여기다 중국 TV 메이커들이 앞다퉈 커브드 TV를 출시하는 바람에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이제는 그다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