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보다 경제 영향 크다는 분석 제기

브렉시트,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미국 경제에 미칠 가장 큰 영향으로는 미국 달러화의 급등이 꼽혔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도이체방크 미국지사의 투자보고서와 미국 경제전문매체들에 따르면 달러화 급등과 회사채 수익률 급등, 그리고주가 폭락이 브렉시트 때문에 미국에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여파로 꼽혔고 그중 달러화 급등에 따른 미국 경제의 악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 투자보고서는 앞으로 1년간 미국 달러화 가치가 10%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1년 동안 0.4%포인트 낮추고 3년 동안에는 1.5%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BBB-'등급 회사채를 기준으로 수익률이 1%포인트 급등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GDP에 1년간 0.2%포인트, 3년간 0.6%포인트의 둔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주가지수가 지금보다 20% 하락한 상태로 유지된다면 GDP에 1년간 0.2%포인트, 3년간 0.8%포인트의 둔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이뤄진다면 금융시장에서 생길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 달러화나 금 같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해 왔고, 그런 예상은 이미 일부분 현실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이날 오후 2시31분 현재 1.85%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부터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금융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직접 주는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영국과 유럽 금융시장을 빠져나온 자금들이 미국 달러화에 몰리면 미국에서는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부진이라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이날 오전 "중앙은행들과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필요에 따라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낸 것도 국제 투자자금이 달러화로 집중될 우려를 덜기 위한 시도라고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통화 스와프는 한 나라의 통화를 미리 정해놓은 환율에 따라 어떤 시점에 다른 나라 통화와 교환하는 외환거래로, 외환위기처럼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때 안정시키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