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솔라시티 인수계획 발표 이후 10% 폭락

테슬라와 솔라시티를 합병하려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야심찬 계획이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양사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사상 최초로 1조 달러 규모의 메가에너지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솔라시티 인수 발표 이후 10% 넘게 폭락했다.

머스크는 충직한 투자자들에게 계속 자금을 조달하는 신출귀몰한 능력 덕택에 수익이 나지 않는데도 지난 10년간 테슬라를 이끌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의 자금을 동원해 솔라시티를 28억6천만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이번 계획은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머스크는 사실상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두 회사의 현재 기업가치는 270억 달러로, 그가 합병계획을 발표하기 전보다 40억 달러 감소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창업한 테슬라와 솔라시티의 지분을 각각 21%와 22% 보유한 양사의 최대 주주다.

그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솔라시티의 이사회 의장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내년 모델3 출시를 앞두고 집중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또 다른 투자자들은 솔라시티의 빚 30억 달러 이상을 넘겨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번 계획에 불만을 내보이고 있다.

솔라시티의 부채는 지난 3년간 13배로 불어 32억5천만 달러에 이른다.

투자자들의 이탈과 주가 하락은 이번 계획이 알려진 직후부터 시작됐다.

테슬라가 지난 21일 솔라시티에 편지를 보내 이날 종가에 25∼35%의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26.5∼28.5 달러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오펜하이머앤코는 이날 테슬라 주식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기도 했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22일 10.5% 폭락한 반면, 솔라시티는 3.3% 올랐다.

머스크는 흠칫 놀라 23일 두번째 컨퍼런스콜을 열고 합병의 의미를 재차 설명했지만, 양사의 주가 모두 1% 안팎으로 내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머스크는 양사가 합병하면 부유하고 환경친화적인 소비자들이 테슬라의 전기차와 가정용 배터리, 솔라시티의 태양광 패널을 한번에 살 수 있게 돼 시너지가 난다고 주장했지만, 합병시 두 회사의 내년 현금흐름은 당장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돼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바클레이즈 등의 분석이다.

테슬라 주식 2만5천주를 보유한 로스 거버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 최고경영자(CEO)는 "내 돈을 갖고 고위험 투자를 하겠다는 제의"라면서 "일론 머스크가 나를 위해 주식을 골라줄 필요는 없다.

그것은 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다른 투자자들에게 이번 계획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촉구하면서 "우리는 머스크의 큰 지지자들이지만, 이번 딜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위스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투자자들은 이제 전기차와 태양열로 인한 위험을 모두 감수해야 하게 됐다"면서 "투자자로서 인내심을 시험하는 순간으로, 거의 맹신해야 감내할 수 있는 거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면, 일론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는 것"이라며 "주주들의 투표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