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영국 규제당국 따로 대응해 비용 등 증가…EU와 마찰 구글 부담될 것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부를 결정하는 23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미국 실리콘밸리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브렉시트의 영향에 관해 의견을 밝힌 실리콘밸리 유력기업가나 투자자는 없다. 다만 '개방성'과 '통합'을 이념적으로 선호하는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유럽통합이 중요하다는 '원론' 차원에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며 현지 일간지들의 사설 내용도 그런 기류다.

영국 국민이 하는 것이고, 가결되든 부결되든 시장이나 기술 자체에 즉각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안게 될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규제 준수와 대응에 시간·노력·비용 등 을 추가로 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EU 규제 당국뿐만 아니라 EU 탈퇴 후 영국 규제 당국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탓이다.

이 점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리콘밸리 대기업들, 특히 개인정보보호, 독점금지 등 소송 등 이슈로 EU 규제 당국과 마찰을 겪어온 구글에 특히 부담스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28개 회원국의 규제 장벽을 허물고 '디지털 단일 시장'을 형성하면 경제 효과가 4천150억 유로(541조 원) 규모에 이르고 수십만 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해 왔으나, 브렉시트시 이런 구상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 역시 기본적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에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일이다.

브렉시트가 반드시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불리하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영국과 미국의 문화적 유사성을 고려하면, 브렉시트 후 영국 규제 당국이 현재 EU 당국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입장을 좀 더 배려하는 입장을 보일 공산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아무래도 영국과 EU와 미국, 그리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포함해 '모두'가 손해를 볼 공산이 가장 크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