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IoT 핵심은 인간중심·개방·협력"…"IoT는 강력한 공공정책수단"
향후 4년간 미국서 12억달러 투자…인텔과 '국가 IoT 전략 협의체' 설립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관련 포럼을 열고 전략 협의체를 설립하는 등 'IoT 시대'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함께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워싱턴포스트 본사에서 'IoT 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IoT의 사회 영향력을 확대하고 발전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권오현 부회장은 '인간중심의 IoT'를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지금의 IoT는 개인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지만, 앞으로는 사회 전반으로 파급력을 확대하고 혁신을 가져와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사람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 있고, IoT 실현 과정에서도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환자와 병원을 IoT로 연결한 예를 들어 앞으로는 병원을 찾는 횟수를 줄이고 사회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설명했다.

이와 함께 IoT 본격화를 위해서는 개방과 협력이 필수라며 "개방을 통해 모든 기술이 서로 연결돼야 하고 업계와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IoT 확산으로 예상되는 보안 등 문제는 각계각층의 참여와 토론, 기술 발전을 통해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IoT가 본격 확대되기 전부터 특정 분야에서의 규제 도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부회장은 IoT가 "공공정책을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공공정책에 IoT를 접목할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로 교량의 노후화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교량을 지나가는 모든 차량으로부터 속도나 제동장치 사용을 비롯한 모든 정보를 얻은 다음 분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교량을 비롯한 사회기반시설의 노후화는 최근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돼 왔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앞으로 4년간 미국에서 IoT를 위해 약 12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며 "실리콘밸리에 있는 SSIC(Samsung Strategy & Innovation Center), GIC(Global Innovation Center), SRA(Samsung Research America)가 중심이 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스타트업과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IoT의 규모를 키우려면 협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 이후 연단에 오른 대럴 아이사(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IoT가 "서로 다른 제품 끼리 매우 큰 연계성을 부가함으로써 (각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에서 'IoT 코커스'를 이끌고 있는 아이사 의원은 IoT를 활성화하려면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창조적 사고는 삼성을 포함해 어느 회사도 혼자서는 제대로 다룰 수 없는 개념"이라며 IoT 활성화 과정에서 협업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이날 업계와 학계가 참여해 IoT 정책을 논의하고 미국의 정책 입안자에게 조언하는 'IoT 전략 협의체(National IoT Strategy Dialogue)'를 만들었다.

협의체의 운영은 미국 정보기술협회(ITI)가 맡아 계속해서 회원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데이비스 인텔 부사장은 "Io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적절한 시기에 협의체가 만들어졌다"며 "IoT의 사회적 파급력이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날 포럼에는 크리스 저디스 교통부 차관, 앨런 데이비슨 상무부 국장, 더그 데이비스 인텔 IoT 그룹 수석 부사장, 알렉스 호킨슨 스마트싱스 대표,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대표 등 정부와 업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김연숙 기자 smile@yna.co.kr,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