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능력 외부시선 싸늘해…구글보다 열위"

삼성이 자체 그룹 방송을 통해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이 한참 떨어진다는 내용의 냉철한 현실인식을 공유했다.

21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사내방송 SBC는 특별기획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1부, 불편한 진실'을 이날 오전 방영했다.

20분짜리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프로그램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됐다.

SBC는 지난 1993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촉발한 계기가 된 사건인 삼성전자 불량 세탁기 제조현장을 고발한 일화로 유명하다.

이번 방송의 취지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직원들이 자기계발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SBC는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있지만 소프트웨어 역량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면서 "10년간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실리콘밸리의 어떤 IT 기업보다 관련 인력이 많지만, 이런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그룹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상으로 역량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절반 이상이 기초 수준 이하로 나타났으며, 구글보다 소프트웨어 역량에서 뒤처진다는 점을 인정했다.

방송은 이어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문제해결 능력 면에서 훈련을 많이 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의 평가방식으로 구글 입사를 시도한다면 1~2%를 제외하고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한 전문가의 지적을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은 중국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면서 중국이 스스로 소프트웨어 대국임을 표방할만큼 질적 깊이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을 통해 교육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소프트웨어 직군은 작년 하반기부터 직무적성검사 대신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를 도입해 우수 인력을 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직문화와 관련해서는 "현장의 일하는 방식을 기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까지 포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일하기 편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