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년 창업한 제너럴일렉트릭(GE)은 끊임없는 혁신을 바탕으로 100여년간 인류의 삶을 바꿔왔다. 전구, 발전기,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등 혁신적인 제품이 GE 직원들 손에서 탄생했다. 글로벌 제조업체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는 GE의 혁신 비결을 3회에 걸쳐 싣는다.
GE의 옌바허 가스엔진. GE  제공
GE의 옌바허 가스엔진. GE 제공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 플레시-가소(Plessis-Gassot)는 오랫동안 프랑스의 골칫덩어리였다. 수십년간 파리시민들이 배출한 쓰레기가 쌓이면서 악취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플레시-가소가 파리의 ‘효자’로 탈바꿈한 것은 2014년. 프랑스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바이오 가스 발전소가 들어서면서다.

플레시-가소 발전소는 쓰레기가 방출하는 메탄가스를 에너지 발전에 활용, 파리지역에 에너지를 싼값에 공급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옌바허 가스엔진이다. 옌바허 엔진은 음식물 쓰레기나 위스키 찌꺼기, 치즈를 생산하고 남은 우유 찌꺼기 등에서 나온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플레시-가소 발전소는 옌바허 가스엔진 10대를 사용해 4만가구 이상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이 발전소가 생기면서 시청, 성당, 공공시설 등의 난방비용은 92% 절감됐다. 쓰레기에서 발생한 매립가스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 옌바허 엔진은 미국 브라질 프랑스 등 세계 30여개국에 2000여대 설치됐다.

한국에도 옌바허 가스엔진 80대가 운영되고 있다. 경남 창녕 바이오플랜트는 옌바허 엔진을 이용, 인근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가축 배설물에서 메탄가스를 추출해 전기를 생산하다. 생활하수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활용해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설비도 국내에 다수 설치됐다. 과거에는 환경이 ‘비용’으로 인식됐지만, 친환경 기술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매출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GE는 풍력발전소 설치 및 운영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윈드 팜’이라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실제 환경의 바람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해 설계 단계의 오류를 줄인다. 풍력발전소를 설치한 뒤에는 부착된 센서를 통해 온도와 풍향 등 정보를 수집하고, 발생가능한 문제를 예측한다.

이런 일련의 시스템을 통해 풍력 발전 생산량이 연 20% 향상되고, 20년간 약 500억달러(50GW 발전소 기준)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GE는 설명했다. 특히 지형이 복잡해 난기류가 자주 발생하고, 태풍이 주기적으로 오는 한국 등의 국가에서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는 게 GE의 분석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