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율통제 경고한 미국 "위안화 절하땐 긴장 부를 것"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사진)은 16일(현지시간) “중국이 이전 환율정책으로 회귀한다면 미국과의 긴장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루 장관은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한 강연에서 “수요 둔화로 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통화 절하에 나서는 것은 주변 국가 궁핍을 조장하는 것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인위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을 통해 수출 주도 성장 구조로 회귀한다면 두 나라(미국 중국) 간 새로운 긴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위안화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와 중국 상하이증시 A주 지수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편입 불발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대비 5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공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중국을 포함해 한국 대만 등 5개국을 ‘환율정책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환율정책 관찰 대상국에서 나아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조달시장 진입 금지 등 다양한 제재를 받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회사 블랙록의 제라르도 로드리게스 머니매니저는 위안화 환율과 관련,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신흥국가는 매번 금융위기를 겪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중국은 매우 어려운 실험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루 장관은 이날 대북제재와 관련, “세계 경제에서 미국과 중국이 보이는 지도력이 성장 촉진과 세계 경제 개발 등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북한의 핵 도발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