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옛 씨앤앰)와 대주단이 벌인 2조2천억원 규모의 채무조정 협상 타결이 결국 이번 주를 넘기게 됐다.

딜라이브 채무조정안은 대출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인수금융 2조2천억원 중 8천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의 만기를 연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17일 금융권과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대주단 간사인 신한은행은 21개 대주단 멤버 가운데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국민연금공단 등에 이날까지 채무조정안에 대한 최종 의견을 달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비롯한 6개 기관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이번 주 내 협상 타결은 어려워졌다.

현재 국민연금의 딜라이브 대출잔액은 3천600억원으로 하나은행(4천300억원), 신한은행(3천800억원) 다음으로 많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도 협상이 타결될 거라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딜라이브 채무조정안을 더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이 딜라이브 인수금융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자 외부 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한 것도 최대한 사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딜라이브 인수금융의 대출 만기는 7월 29일로 아직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채무조정안은 대주단 전원이 찬성해야 채택된다.

대주단이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해 채무조정이 수포가 되면 인수금융은 부도 처리돼 딜라이브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