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차관·주채권은행장 참석…"신속한 자구계획 이행이 가장 중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조선업 대형 3사가 내놓은 자구계획안을 각사가 충실히 이행해야만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다고 16일 강조했다.

속도감 있는 자구계획 이행이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과 노조,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책임 있는 자세를 다시 요구한 것이다.

16일 금융위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기업구조조정 분과회의를 주재하고 조선사 자구계획 이행 점검 방안과 해운사 구조조정 추진현황 및 계획을 논의했다.

앞서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의 신속한 추진과 산업구조개편을 총괄 지휘하기 위해 산업경쟁력 강화 관련 차관급 협의체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휘하는 관계장관회의로 격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계장관회의의 효율적 심의를 위해 산하에 ▲기업구조조정 ▲산업구조조정 ▲ 경쟁력강화지원 등 3개 차관급 분과회의를 신설키로 했는데, 이날 임 위원장 주재 회의는 기업구조조정 분과의 첫 회의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차관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장, 산업은행 회장, 수출입은행장, KEB하나은행장 등 관계기관과 주채권은행 수장이 참석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는 앞으로 2년 반 동안 전체 설비 20%를 줄이고 인력은 30% 이상 감축해 총 10조3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앞으로 3년간 수주량이 과거의 50~85%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아래 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대형 조선 3사의 자구계획 이행 방안을 어떻게 점검할지를 두고 논의를 벌였다.

조선 3사는 다음 주까지 자구계획을 언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세부 일정을 세워 주채권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주채권은행도 자구계획 이행점검 전담팀을 만들어 각 기업의 자구계획 이행 상황을 관리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해운사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해수부가 주관하는 현대상선의 해운동맹체 편입 추진 상황을 공유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조선사 구조조정과 관련, 자구계획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채권단, 노조,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손실분담원칙이 엄격히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주채권은행과 관계당국이 자구계획의 차질없는 이행을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앞서 임 위원장은 지난 13일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조선 3사는 자구계획을 통해 스스로의 생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하며, 계획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운사 구조조정과 관련해 임 위원장은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전해졌다.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한진해운과 관련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함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앞으로도 매달 임 위원장 주재의 분과회의와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의 분과 실무회의를 열어 조선사들의 자구계획 이행 현황과 기업 구조조정 추진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박초롱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