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가 14일 검찰로부터 두번째 압수수색을 받았다.

정책본부, 롯데쇼핑과 함께 그룹의 핵심인 호텔롯데에 대한 집중 수사는 내부 거래를 통한 비자금 의혹 규명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뿐 아니라 제주에서도 동시에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날 제주에 도착한 검찰 수사관들은 중문 롯데제주리조트 사무실과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아트빌라스 리조트 사무실을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해 관련 장부와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호텔롯데가 제주 및 부여 리조트 인수·합병 과정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2013년 8월 롯데제주리조트와 롯데부여리조트를 인수·합병할 당시 제주리조트 부지의 땅값을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사들여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호텔롯데는 합병을 통한 리조트 사업의 시너지효과 극대화와 경영효율성 증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주주가치 제고를 위한다는 이유로 1주당 11만4천731원에 36만9천852주(총 424억여원)를 흡수 합병했다.

특히 검찰은 호텔롯데가 제주리조트 등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토지 가치를 부풀리거나 거래 가격 과대계상 등 가액을 조작하는 등의 형태로 취득한 수익을 통해 총수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게 아닌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는 "가격을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자산에 대해서는 외부 회계법인에서,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동산 평가 법인에서 평가받아 적법하게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14일 롯데제주리조트의 지분을 보유했던 주주회사들인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닷컴,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리조트 주주 회사들을 대상으로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인수합병 과정이 적절하게 진행됐는지, 회사 가치평가는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호텔롯데로 수사력을 집중한 것은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일본 주주들이 갖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호텔롯데가 제주와 부여리조트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생길 것을 알면서도 흡수한 점을 집중 수사하고 다른 사업 여러 건도 낮은 값에 합병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