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정보 샜나? 롯데 모든 출입구에 보안요원 배치

14일 이른 아침부터 롯데그룹 부산 계열사 홍보팀 직원들의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울려댔다.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계열사 15곳을 압수 수색을 하는데, 롯데호텔부산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등이 포함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게 맞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롯데 측은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호텔과 백화점 모든 출입구 10여 곳에 직원과 보안요원을 함께 배치했다.

호텔과 백화점의 모든 출입구와 이동통로에 롯데 직원들이 좍 깔렸다.

주요 언론사 취재진도 호텔과 백화점의 주요 출입구에서 검찰 압수수색 차량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압수수색 주 타깃으로 소문 난 호텔 내부에는 취재진 출입을 막았으며, 호텔의 사무공간이 있는 15층은 물론 호텔 일부 공간에 대한 촬영도 제한됐다.

오전 한때 검찰 압수수색 차량이 호텔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다는 얘기가 돌아 취재진이 몰려가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롯데 측은 또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15층 사무공간으로 바로 통하는 직원전용 엘리베이터 앞에도 보안요원을 배치했다.

관제센터에서 호텔과 백화점 주변에 설치한 100대의 CCTV 화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검찰 직원과 차량 출입 여부를 예의주시했다.

롯데 측은 검찰 수사팀이 도착한 것을 누군가 발견하면,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곧바로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 관계자는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면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막고 고객 불편을 미리 차단하려고 직원과 보안요원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런 소동은 오후 2시께가 돼서야 종료됐다.

롯데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롯데호텔부산과 롯데호텔 부산본점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 롯데 부산 계열사가 이날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돼 있었지만, 압수수색 정보가 유출되는 바람에 압수수색 일정을 미룬 것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호텔롯데의 리조트사업 부문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배임 등 경영 비리를 저지른 단서를 포착, 이날 오전 롯데건설·롯데케미칼·롯데칠성음료·롯데닷컴·코리아세븐 등 계열사 10여 곳을 비롯해 총 15곳을 압수수색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