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사모 상품이 등장했다.

KB투자증권이 지난달 25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미국 채권롱숏 랩(Wrap Account)’은 미국 금리 인상을 겨냥한 상품이다. 시니어론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롱)하고 미국 국채 10년물을 매도(쇼트)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한다. 수익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한국 국채도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시니어론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대출이다. 리보(런던 은행 간 적용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어서 시중금리가 오르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미국 국채는 기준금리가 오를 때 가치가 떨어지는 특성을 보인다.

KB투자증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금리가 상승한 2004년 8월부터 2006년 7월까지 근 2년간 시니어론의 수익률은 5.3%, 미국 국채 10년물 선물은 -1.2%로 나타났다. 이 두 투자 대상을 각각 롱쇼트했을 경우 투자자는 연 4%의 수익을 냈다. 2011~2014년 금리 상승기 때도 이 전략으로 얻은 수익이 연평균 3.7%에 달했다. 다만 2006년 10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미국의 기준금리 하락 시기엔 수익률이 연 -7.8%까지 떨어졌다.

이 랩은 수익이 10% 나거나 손실을 10% 보면 국내 채권으로 투자자산이 전환되도록 설계해 손실 위험이 크지 않다. 사모형 상품으로 49명 이하만 가입할 수 있으며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최소 가입 금액은 1억200만원이며 가입 기간은 1년이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경제 회복으로 시니어론 ETF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경기 회복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 채권 쇼트전략을 통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