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무인항공기)택배 등 신(新)산업을 포함한 기업 관련 국내 규제 75개 중 절반에 가까운 35개는 중국과 일본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갈라파고스 규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규제 때문에 한국 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경쟁에서 중국과 일본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신산업 △서비스산업 △기업 경영 등 세 부문의 대표적 규제 75개를 중국 일본과 비교 분석한 결과, 한·중·일 3개국에서 모두 시행하는 규제는 20개에 그쳤다. 나머지 55개 중 20개는 한국을 포함해 2개국에서 적용하고 있고, 35개는 한국에만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산업의 경우 한국에서는 규제로 금지된 드론택배, 익명 위치정보의 빅데이터 활용, 3차원(3D) 프린터 의료분야 사용, 배아줄기세포 연구, 전기자전거 운행, 비트코인 거래, 개인 간 거래(P2P) 대출 등 10건은 중국과 일본에선 허용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두지 않거나 풀고 있지만, 한국에선 ‘포지티브 방식(원칙 금지·예외 허용)’ 규제를 고집하고 있어서다.

서비스업에서는 일반의약품의 인터넷판매, 독립투자자문업(IFA), 대형마트 휴일 영업 등 16건을 규제해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 기업 경영에서도 금산분리, 일감 몰아주기 등 9개 규제는 한국에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도 허용하는 제조업 파견근로와 무제한 시간외근로 등을 한국에서는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서동원 규제개혁위원장은 “전통적으로 규제가 많은 일본보다도 한국의 기업 규제가 더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