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장 "브렉시트 땐 영국 7년간 교역협정 공백"
독일 슈피겔 최신호 커버에 "가지마세요" 영국기 장식

오는 23일 치러지는 영국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10일 앞두고 유럽연합(EU) 각국 정치인이 영국에 EU 잔류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브렉시트 찬반 여론이 팽팽했으나 최근 처음으로 브렉시트 지지 응답이 반대 응답 비율보다 10%포인트까지 앞선 조사 결과가 나오자 유럽 곳곳에 있는 반대론자들의 움직임이 무척 부산해졌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3일(현지시간) 독일 대중지 빌트 인터뷰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EU와 새롭게 협상을 해야 해 최대 7년의 협정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U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탈퇴를 원하는 나라는 나머지 27개 회원국과 2년에 걸쳐 EU가 영국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 이동의 자유 제한 등을 놓고 협상해야 한다.

투스크 의장은 "2년 안에 협상을 마쳐도 영국의 새로운 지위 비준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성공 여부를 장담하지 못한 채 27개 EU 회원국과 EU 의회가 모든 결과를 승인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영국이 EU 국가와 새롭게 관계를 맺어야 해 10여 년간 불확실한 시대를 지낼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이 EU 밖에 있으면 지금 수준의 협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국의 EU 잔류를 희망하는 뜻을 밝혔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 최신호 표지에는 EU에 남아달라는 간청이 담겼다.

영국 국기 바탕에 "제발 떠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독일어와 영어로 병기됐다.

브렉시트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룬 슈피겔 최신호는 독일어판과 함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둔 영국 유권자를 겨냥한 영어판으로도 발간됐다.

주간지에는 브렉시트가 모두에게 재앙이라는 내용의 표제 기사, BMW가 영국 소형차 브랜드 미니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사례,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 포스터 디자이너 인터뷰 등이 실렸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이 아니지만 유럽경제공동체(EEA) 일원으로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인정받는다.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나아갈 길을 모색할 때 모델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에르나 솔베리 노르웨이 총리는 이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노르웨이식 모델이 영국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솔베리 총리는 "EEA는 강대국 결정에 따르는 데 익숙해진 작은 나라로만 구성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더욱 단단한 유럽이 필요한 상황에서 영국이 EU 안보 논의에 참여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영국의 EU 탈퇴가 유럽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